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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정 무산의 고배를 마신 글로컬대학, 지난 3년을 되돌아보다

  • 등록일 : 2025-10-21
  • 조회수 : 76
  • 작성자 : 대학

[인터넷 전주대신문, 업로드일: 2025년 10월 22일(수)]  


본지정 무산의 고배를 마신 글로컬대학, 지난 3년을 되돌아보다


▲<글로컬대학 육성을 위한 지산학연 협력 포럼> 참석자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제공: 대외협력홍보실)



▲우리 대학과 전주비전대학교, 예수대학교 총장이 글로컬대학 공동 신청을 발표하고 있다.(제공: 대외협력홍보실)

  


▲우리 대학과 국립군산대학교, 호원대학교 총장과 내빈이 업무협약식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제공: 대외협력홍보실)



▲포럼에 참석한 구성원들이 의견을 나누고 있다.(제공: 대외협력홍보실)


▲교직원 설문조사 결과, 글로컬대학 본지정 필요성과 스타센터 기부채납에 대해 대체로 찬성한다는 내용이다.(제공: 우리 대학 직원노동조합)


▲비대위가 우리 대학 스타센터 일대와 전주비전대학교 본관에서 이사장 퇴진 집회를 하고 있다.



지난 9월 29일, 우리 대학은 호원대학교와 연합해 신청한 글로컬대학30(이하 ‘글로컬대학’) 본지정 평가에 최종 탈락했다. 국비와 지자체 예산을 포함해 총 2천억 원 상당의 지원이 무산되면서 학교 구성원과 지역사회에 큰 충격을 안겼다. 2023년부터 올해까지 총 세 차례 글로컬대학 사업에 지원해 매번 낙방한 우리 대학은, 이번 본지정 탈락에서 가장 큰 내부 갈등을 보였다. 지난 두 번의 실패와 달리 이번에는 본지정 가능성이 높았음에도 이사회의 반대로 탈락했다는 의견이 학내에서 제기됐기 때문이다. 본 기사는 지난 3년간 우리 대학의 글로컬대학 지원 과정을 시간순으로 정리했다.


[2023년]

(4~5월)

4월, 개교 59주년 기념식과 함께 <글로컬대학 혁신 선포식>이 열렸다. 이날 행사는 기존 개교기념식 행사와 달리, 대학 구성원들에게 글로컬대학 사업 추진 현황을 공유하고 결의를 다지는 자리였다. 박진배 전 총장은 선포식에서 “성공적인 글로컬대학 선정 추진을 위해 모든 구성원의 의지를 결집하고, 지역사회와 함께 지역발전을 위한 혁신 모델을 완성해 나가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글로컬대학 육성을 위한 지산학연 협력 포럼>이 개최됐다. 포럼에는 우리 대학과 자치단체, 기업, 연구기관 등 100여 명의 인사가 참여해 대학의 전면적인 체질 개선과 글로컬대학 지정을 위한 네트워크 구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사진1)


5월에는 본격적으로 글로컬대학 선정을 위한 행동에 나섰다. 먼저 글로컬대학으로 도약하기 위해 학사 단위 구조개편안을 확정했다. 미래산업을 중심으로 한 소프트웨어융합대학과 데이터공학과를 신설하고, 인문대학을 인문콘텐츠대학으로 변경한 후 웹툰만화콘텐츠학과와 웹문예창작전공을 신설했다. 또한 지역산업수요를 반영해 식품영양학과, 신소재화학공학과, 미래에너지공학전공 등을 개편했다. 성인 학습자를 대상으로 미래융합대학에 로컬벤처학부와 친환경자동차학과, 반려동식물학과, 미네르바학부를 신설하기도 했다.


 5월 30일에는 전주비전대학교, 예수대학교와 함께 글로컬대학 사업을 신청했다. 세 대학은 기독교 정신 구현이라는 건학이념을 바탕으로 세워진 대학으로, 이번 사업 선정을 위해 세 대학의 법인이 하나로 통합하는 혁신적인 방향을 설정했다. 각각 4년제 종합대학, 4년제 간호인력 양성대학, 2~3년제 지역 특화 전문기술 인력 양성대학으로서 시너지가 클 것으로 평가받았다. (사진2)


(6월)

하지만 모두의 기대와 달리 글로컬대학 예비 지정 명단에 우리 대학의 이름은 없었다. 첫 번째 탈락이다. 첫 번째 글로컬대학 예비 지정에는 총 19개 대학이 선정되었는데, 전북에서는 전북대학교가 유일했다.


[2024년]

(3월)

전년도의 실패를 딛고 다시 글로컬대학 지원에 나섰다. 이번에는 국립군산대학교, 호원대학교와 연합하여 참여했다. 첫 번째 글로컬대학 신청을 할 때는 세 대학이 통합을 추진했으나, 이번에는 통합 대신 연합대학 형식으로 참여했다. 3월 18일에 열린 글로컬대학 공동 추진 협약식에서 세 대학은 ‘유니메가버시티’라는 포괄적 연합체를 구축하고, 특화 분야 정주형 산업인력 양성, 교육격차 해소를 위한 교육특구 조성, 학생 선호도를 높이는 시그니처 전략을 추진하기로 했다. (사진3)


(4월) 

그러나 두 번째 예비 지정에서도 탈락했다. 두 번째 예비 지정에는 33개 대학이 선정되었는데, 전북에서는 원광대학교와 원광보건대학교가 통합 유형으로 유일하게 선정됐다.


(10월)

이후 10월 30일 <제3회 전주대학포럼>에서 ‘글로컬대학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여러 구성원이 모여 열띤 토론을 진행했다. 두 번의 실패를 겪으며 글로컬대학 사업을 포함해 그동안 추진해 온 각종 국책사업이 우리 대학의 비전과 부합했는지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또, 글로컬대학 사업이 우리 대학의 장기 발전 방향보다 국가사업 취지에 편향됐다는 지적과 함께, 글로컬대학 선정 실패에 대한 성찰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사진4)


[2025년]

(4~5월)

세 번째 글로컬대학 예비 지정에 도전하며, 호원대학교와 연합대학 체제를 이루었다. ‘세계인이 찾는 글로벌 K-Culture Gateway, K-Lift Campus 실현’이라는 비전으로 △K-Food △C-Contents △K-Wellness △K-Tech 등 4대 분야에 실습·창업 통합형 공간 구축 계획을 세웠다.

위 내용을 포함한 혁신기획서를 교육부에 제출한 결과, 우리 대학과 호원대학교가 2025년 글로컬대학 예비 지정에 선정되는 쾌거를 이루었다. 이후 본지정 추진을 위해 실행계획서를 8월 중 제출할 계획이었다. (사진5)


(8월)

그러나 예비 지정이라는 쾌거의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8월 5일 열린 이사회 회의에서 글로컬대학 본지정에 필요한 <전주대-전북특별자치도 업무협약서 동의> 안건과 대학 정관 개정안이 부결되었기 때문이다. 업무협약서에는 전북도에서 글로컬대학 본지정 시, 5년간 국비의 50%(500억 원)를 지원한다는 내용과 함께 K-Life STARdium 조성을 위해 글로컬대학 사업 종료 후 스타센터를 기부채납한다는 취지의 내용이, 그리고 정관 개정안에는 글로컬대학 본지정 시 호원대학교와 단일 거버넌스를 구성해 연합대학 운영에 관한 중요사항을 심의 및 의결한다는 내용이 있었다.


학교 구성원들은 충격에 빠졌다. 우리 대학 직원노동조합(지부장 조동기, 이하 ‘직원노조’)은 8월 5일 성명서를 통해 법인이사회가 관련 정관 개정안에 반대하는 이유를 대학 구성원에게 설명하고, 개정안 반대로 인한 기회비용에 상응하는 물질적 책임을 다하라고 요구했다. (사진6)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법인이사회가 묵묵부답하자 8월 29일 박진배 총장이 사임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박진배 전 총장은 내부망에 올린 <전주대학교를 떠나며 드리는 감사의 글>에서 “우리는 글로컬대학 예비 지정을 이루어냈고, 본지정 진입을 위해 대면 평가를 마지막으로 쉼 없이 달려왔습니다. 그러나 법인에서는 글로컬대학 본지정의 필수요건인 정관 개정을 이사회 의결을 통해 반대하였습니다”라며, “한국연구재단에 공문을 보내, 전주대학교가 제출한 ‘글로컬대학 본지정 실행계획서 법인이사회 미승인 사실’이 있음을 공식적으로 확인시켰습니다. 결국, 대학의 운영 주체인 학교법인이 구성원들이 염원하는 글로컬대학 최종 선정을 스스로 가로막고, 오히려 멀어지게 한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라며 법인이사회에 대한 실망감을 내비쳤다. 

총장의 사임 이후 대학 구성원들의 분노가 표출됐다. 우리 대학 교수노동조합(위원장 김봉석, 이하 ‘교수노조’)도 8월 30일 1차 성명서를 통해 이사장에게 지금까지의 의사결정 과정을 투명하게 밝히고, 글로컬대학을 대신할 지속 발전 방안을 9월 10일까지 제시할 것을 요구했다. 이를 받아들일 의사가 없다면 책임지고 자진해서 사퇴하라는 의미였다.


(9월)

9월 8일, 총학생회(총학생회장 최의지)는 1차 성명서에서 “정관 개정과 스타센터 기부채납을 거부한 이번 사태는 법인이 최소한의 의무만을 간신히 지키면서도 대학 운영에 대한 최대한의 권리를 내세우는 구조적 모순의 산물”이라고 비판했다. 총학생회는 이어 최근 3년간 법인전입금이 7천만 원에서 1억 5천만 원 수준이라며, 원광대학교는 우리 대학과 비교해 10배 이상 꾸준히 지원받는다고 지적했다. 총학생회는 위 내용을 근거로 △법인은 대학 재정 안정화를 위한 법인전입금 대폭 확대 △학생 사회 앞에 책임 있는 해명 △글로컬대학 본지정 탈락에 상응하는 금전적 지원과 더불어 미래지향적 계획 발표를 요구했다.

9월 10일, 교수노조는 2차 성명문에서 △법률이 정한 전주대학교의 자율적 운영 보장 △성실한 법인 책무 △글로컬사업 실패 시 이를 만회할 구체적 방안 제시 △이사장 퇴진을 요구했다.

9월 11일, 차종순 이사장이 입장문을 공개했다. 먼저 스타센터를 기부채납할 경우 당장 학생들의 학습권이 침해받을 수 있고, 신축 도서관을 짓는 데 필요한 예산 300억 원이 재정 부담을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5년 주기로 도래하는 대학기관인증평가 시점 등을 고려했을 때 당장 어려움이 닥칠 것이라고 했다. 2천억 원에 달하는 스타센터의 자산가치를 기부채납함으로써 얻는 이익이 기대만큼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이어, 호원대학교와 단일 거버넌스를 구축하면 대학 통합과 유사한 효과를 가져오고, 양 대학 총장이 2년 임기로 글로컬대학 총장 권한을 부여받을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만약 이렇게 된다면 장기적으로 우리 대학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사회는 이러한 내용을 근거로 스타센터 기부채납 안건과 정관 개정안을 수용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사장의 입장문이 공개된 이후 학장협의회와 총학생회, 교수노조 등 대학의 여러 구성원은 그에 대한 반박문을 발표했다. 총학생회장은 18일부터 20일까지 3일간 단식투쟁을 통해 학생 사회의 요구조건을 상기시켰으며, 이에 더해 학장협의회와 교수노조, 직원노조가 함께하는 <전주대학교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했다. 비대위는 22일부터 일주일간 이사장 퇴진을 위한 서명 운동을 벌이고, 30일 열린 법인이사회 회의에 맞춰 교내와 회의가 열리는 전주비전대학교 본관 정문에서 이사장 퇴진을 위한 집회를 진행했다. (사진7)


(이후)

현재까지 법인이사회의 추가적인 입장은 나오지 않고 있다. 법인에 비대위의 퇴진 운동 이후 관련 추가 입장을 문의하려 했으나, 추가 입장 발표는 어렵다며 “이사장의 기존 입장문과 동일하다”라고 답했다.


손민기 기자(minki70064@jj.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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