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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는 어떻게 실험하는가: 문법 착각 현상과 인공지능 언어 처리

[인터넷 전주대신문, 업로드일: 2025년 5월 21일(수)] 언어는 어떻게 실험하는가: 문법 착각 현상과 인공지능 언어 처리 김효식 교수 (인문콘텐츠대학 영어영문학과) 우리는 일상에서 복잡한 문장을 거의 무의식적으로 이해하고 생산하지만, 이 과정은 뇌의 정교한 인지 처리 덕분에 가능하다. 그렇다면 우리의 뇌는 과연 문법을 얼마나 정확히 따지고 있을까? 심리언어학은 이러한 문장 처리 과정을 실험을 통해 탐구하는 학문으로, 인간이 문장을 어떻게 이해하고, 어떤 조건에서 오류를 범하는지를 밝혀낸다. 대표적 주제인 “일치 착각(agreement illusion)”현상을 통해 이를 살펴보자. 다음의 영어 문장을 읽어보자: The key to the cabinets are on the table. 이 문장이 어색하게 느껴졌다면, 당신의 문법적 감각은 예리한 편이다. 문법적으로 이 문장의 주어는 단수 명사 “key”이므로 동사는 “is”가 되어야 한다. 그러나 많은 원어민 화자들은 중간에 등장하는 복수 명사 “cabinets”에 이끌려 이러한 오류를 쉽게 인식하지 못한다. 즉, 주어와 동사의 수일치(number agreement)에 오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문법적으로 올바른 문장으로 착각하게 되는 현상인데, 이러한 착각은 인간의 뇌가 문장을 실시간으로 처리할 때 문장의 전체 구조를 정밀하게 분석하기보다, 동사 주변의 표면적 단서―특히 복수형 명사―를 바탕으로 동사 형태를 추론하는 휴리스틱(heuristic) 전략을 사용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이는 인간의 언어 처리 시스템이 ‘정확성’보다 ‘속도’와 ‘효율성’을 우선시하는 방식으로 작동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현상은 실험실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측정할 수 있다. 예컨대, 피험자에게 문법 오류가 포함된 문장을 제시한 후 반응 속도나 오류 탐지 여부를 측정하거나, 뇌파(ERP)나 시선 추적(eye-tracking) 장치를 이용해 문장 처리 과정에서 인지적 혼란이 발생하는 시점을 분석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이러한 실험 기법들은 인간의 언어 처리 메커니즘을 ‘실시간’으로 관찰할 수 있게 해주며, 전통 문법 이론이 포착하지 못하는 실제 언어 사용의 역동성과 제한점을 밝혀낸다. 흥미롭게도 이러한 문법 착각은 인간에게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최근 대규모 언어 모델(GPT 등) 또한 유사한 문장 구조에서 동사를 잘못 예측하는 사례가 보고된다. 언어모델은 방대한 텍스트에서 학습한 통계적 패턴에 기반하여 다음 단어를 예측하는데, 인공지능도 인간과 마찬가지로 문맥과 단어 빈도에 근거한 휴리스틱 (heuristic) 문장 처리 전략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인간의 언어 처리 방식과 유사한 점을 보인다. 이러한 사실은 기존의 문법 이론 연구와 심리언어학 연구의 의의를 확장시킨다. 인간의 언어 처리를 실험적으로 탐구하는 것은 단지 인간이 가지고 있는 문법 지식을 이해하고 그러한 지식을 사용하는 능력의 비밀을 푸는 데 그치지 않는다. 오히려 그것은 기계가 인간처럼 자연스럽고 유창하게 언어를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기술적 기반을 제공한다. 인공지능이 인간 언어의 규칙성과 오류 패턴을 이해하고 모방하려면, 먼저 인간 두뇌가 언어를 어떻게 처리하고 실수하는지를 아는 것이 필수적일 것이다. 요컨대, 심리언어학은 인간의 언어 능력을 밝히는 인문학적 탐구이자, 동시에 인간-기계 상호작용을 위한 과학적 기반을 제공하는 응용 학문이다. 인공지능과의 상호작용이 일상이 된 지금, 인간 언어 처리 과정을 실험적으로 규명하는 심리언어학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 인용 가능(단, 인용시 출처 표기 바람)
- 2025-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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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 양극화, 청년이 살 곳은 어디에?

[인터넷 전주대신문, 업로드일: 2025년 5월 21일(수)] 소득 양극화, 청년이 살 곳은 어디에? 이동현 기자 (ekaren33@jj.ac.kr) 부동산 중개업소 앞을 지나치다 보면 10억 원을 넘는 매물 전단지가 수십 장씩 붙어 있는 광경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럴 때마다 미래의 주택 매매 가능성에 대해 재고하게 된다. 과연 사회초년생이 소비를 최소화하여 몇 년을 일하면 집 한 채를 살 수 있을까? 수도권의 평균 주택 매매가는 약 13억 원, 사회초년생의 평균 연봉은 세후 약 2,800만 원이다. 주거비, 생활비, 의료비, 부양비, 결혼비, 육아비 등 각종 지출을 고려하면 주택 구매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과거에는 누구나 내 집 마련의 꿈을 꾸었지만, 이제는 그 꿈조차 꾸기 어려워졌다. 평범한 사람들이 정직하게 노동해 집을 사는 일은 힘들어졌고, 이러한 현실은 결국 계층 간 갈등을 심화시키는 원인이 된다. 집값 상승의 배경에는 소득 양극화가 자리하고 있다. ‘인간은 평등하게 태어나지만, 이후의 삶은 교육 수준에 따라 차이가 발생한다’라는 말은 수많은 사상가가 공유한 통찰이다. 사회가 본질적으로 불평등하고 불합리하다는 사실을 모르는 이는 없다. 부모의 경제력 수준이 곧 자녀의 교육 기회와 성취 수준을 결정짓는다. 고소득층의 자녀는 양질의 사교육을 받지만, 저소득층의 자녀는 사교육을 접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지역 간 공교육에도 심각한 격차도 존재한다. 지역 간 공교육 격차를 겪는다. 이로 인해, 계층 상승의 사다리는 점점 끊어지고 있다. 소득 양극화는 곧 주택 양극화로 이어진다. 고소득층은 재산 증식 수단으로 부동산 투자를 선호하며, 이로 인해 주택 가격은 더욱 상승하고 중·저소득층의 내 집 마련은 더욱 멀어진다. 2024년 통계청의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가구당 평균 자산은 5억 4,022만 원이며, 이 중 75.2%가 부동산 등 실물자산에 집중되어 있다. 생산적인 기업 투자보다부동산에 자금이 몰리면서 경제 활력과 사회적 이동성은 저하되고 있다. 수도권과 지방 간의 주택 가격 격차에 따른 지역 불균형도 심각해지는 상황이다. 수도권의 평균 주택 매매가는 13억 원에 달한다. 반면 전주나 군산 같은 비수도권 도시는 2억~3억 원 대로, 상대적으로 저렴한 수준이다. 자산 형성을 위해서는 비수도권이 유리해 보이지만, 그럼에도 청년들은 여전히 수도권으로 몰린다. 일자리, 교육, 교통, 문화, 의료 등 각종 인프라가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에 반해 지방은 일자리 부족, 문화와 복지 인프라의 부재, 낮은 교통 접근성등으로 불편함이 크다. 이러한 현실은 청년들이 수도권으로 밀집하는 현상을 합리적인 선택으로 보이게 한다. 청년들의 지방 정착을 위해 필요한 것은 국가 차원에서의 구조적 정책 개선이다.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 지역 산업과 연계된 창업 생태계 조성, 청년 일자리 창출과 같은 정책이 병행되어야 한다. 공교육의 질을 강화하여 교육 격차를 해소하고, 지방 대학이 지역의지식 거점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재정적·제도적 지원도 확대되어야 한다. 주택을 단순히 자산이 아닌 삶의 기반으로 바라보는 인식 전환도 필요하다. 지방은 여전히 많은 잠재력을 품고 있다. 여유로운 삶의 속도, 따뜻한 공동체 문화, 그리고 상대적으로 낮은 주거 부담 등은 수도권과 차별되는 지방의 강점이다. 최근 지자체들이 청년의 지방 정착을 위한 주거 및 일자리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소득 양극화가 불러온 주택 양극화는 청년들의 주거 부담을 가중시키고, 계층 간 갈등을 심화시키고 있다. 지금도 계속해서 집값은 오르고 있다. ‘내 집 마련’이 불가능한 꿈처럼 보인다면 지방의 안락한 삶을 선택하는 것도 현명한 대안이 될 것이다. 또한 청년들이 안심하고 삶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도록 국가의 구조적 지원과 정책 개선이 함께 이루어져야 할 때이다. 치솟는 집값 속 내 집 하나가 없는 사회. 문제의 해답은 지방에 있다. * 인용 가능(단, 인용시 출처 표기 바람)
- 2025-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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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유권자의 낮은 투표율, 청년의 몫은 어디에

[인터넷 전주대신문, 업로드일: 2025년 5월 21일(수)] 청년 유권자의 낮은 투표율, 청년의 몫은 어디에 조민영 기자 근래 행해진 대통령 선거, 국회의원 선거, 지방선거 등 여러 선거에서 청년 유권자들의 낮은 투표율이 반복적으로 확인되고 있다. 2022년 제20대 대통령 선거의 전체 투표율은 77.1%였으나, 20대 초반은 71.4%, 20대 후반은 71.7%에 그쳤다. 전체 평균에비하면 큰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87.6%가 투표한 60세 이상에 비하면 청년층의 참여율은 상대적으로 현저히 낮은 편이다. 특히 대학생을 포함한 일부 청년층은 정치에무관심하거나, 정치 참여에 피로감을 느껴 투표를 외면하고 있다. 이러한 소극적인 태도는 사회의 방향성과 세대 간 정책 반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2022년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에서 실시한 『청년의 정치·사회 참여 활성화 방안 연구』에 따르면 청년 유권자의 낮은 투표율에는 다음과 같은 원인이 존재한다. 첫째로, 정치에 대한 불신과 냉소다. 청년층은 반복되는 공약 불이행과 성향이 다른 사람과의 소모적인 이념 대립, 기존 정치 세력에 대한 실망을 겪으며 "누가 되든 결국 똑같다”라는 생각을 갖게 된다. 이런 인식은 결국 정치가 나와 상관없는 일이라는 외면을 불러오고 투표를 의미 없는 행동으로 여기게 된다. 결국 정치에 무관심해지며 투표율이 낮아지는 것이다. 둘째는 생활의 불안정성과 참여 여건의 부족이다. 청년층은 취업, 학업, 주거, 생계 등 당장 해결해야 할 문제들에 시달리고 있다. 현실적인 부담 속, 정치는 우선순위에서 밀리기 쉽다. 정치의 영향이 피부로 와닿지 않으니 삶을 사는 것이 훨씬 중요하지, 이념은 뒷일이 된다. 정치에 관심을 두고 공부하는 데 필요한 시간은 심리적 부담으로 이어져 청년층의 정치 참여를 더욱 어렵게 한다. 정치적인 관심이 청년층이 당면한 문제에 직접적인 도움을 주지 못한다는 인식은 투표를 외면하는 요인이 된다. 마지막으로 정치 정보의 왜곡 또한 문제다. 청년층이 정치 정보의 핵심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흔히 볼 수 있는 정보글에는 작성자의 정치 성향이 반영된 자극적이고 편향적인 콘텐츠가 많아 신뢰할 만한 정보를 찾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다. 유권자는 정보를 찾고 싶어도 방대한 양과 객관적이지 못한 관점에 혼란을 겪는다. 또한 청년이 정당 내에서 실질적인 발언권을 갖기 어려운 구조도 문제다. 정당의 후보 선정을 기성 정치인이 주도하는 현재의 구조는 청년들의 정치 참여를 어렵게 하고, 정치와의 거리감을 키운다. 이러한 문제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정치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정치에 대한 무관심은 민주주의의 균형을 흔든다. 특정 세대의 참여가 줄어들면 편향된 의견이 전체를 대신하게 된다. 사회의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내는 데 한계가 생기기 때문에, 청년층은 정치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청년을 위한 정책이 없다는 데에 불리함을 느끼게 된다. 반대로 유권자가 적극적으로 투표에 참여하면 더 나은 정책과 변화를 끌어낼 가능성이 높아진다. 정치인들은 투표를 행사하는 유권자를 위한 정책을 생각하게 되고, 청년층의 관심이 높아질수록 청년을 위한 정책은 많아지기 마련이다. 투표는 정치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직접적이고 현실적인 수단이다. 때론 정치가 실망스럽게 느껴질 때도 있다. 하지만 그런 순간일수록 더욱 참여가 중요하다. 실망스러운 정치는 비판하고, 옳은 방향으로 가기 위해 목소리를 내며 의견을 주장해야 한다. 투표는 그런 변화의 출발점이다. 청년 유권자가 기권할수록 그들의 삶을 위한 정책은 뒤로 밀릴 가능성이 커진다. 투표는 단순한 선택을 넘어서, 자신의 권리를 실현하고 사회에 책임 있게 참여하는 의미 있는 행동이다. 정치가 내 삶과무슨 연관이 있는지 모르겠다면 다가오는 대통령선거에서 각 후보의 공약을 살펴보자. 내 삶을 더 윤택하게 만들기 위한 공약이 있는지, 없다면 어떤 정책이 도입되어야 하는지 생각해 보는 것이 정치 참여의 시작이다. 다가오는 선거에서 더 많은 청년이 정치에 작게나마 관심을 갖고, 소중한 한 표로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를 바란다. 제21대 대통령 선거는 6월 3일 화요일 오전 6시부터오후 8시까지 진행된다. 사전 투표는 5월 29일 목요일과 30일 금요일, 이틀간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가능하다. 투표 방법이나 장소 등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관리 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인용 가능(단, 인용시 출처 표기 바람)
- 2025-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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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칼럼] 오픈AI 서비스와 침묵하는 사회, 침해되는 윤리

[인터넷 전주대신문, 업로드일: 2025년 4월 23일(수)] 오픈AI 서비스와 침묵하는 사회, 침해되는 윤리 전지은 기자 (uptoillie20@jj.ac.kr) 카카오톡에 빨간불이 들어온다. 친구의 프로필 사진이 바뀌었다는 알림이다. 업데이트한 프로필 목록에는 ‘지브리 스튜디오(이하 지브리)’를 연상시키는 그림들이 줄지어 등장한다.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이 중심에는 오픈AI 같은 인공지능 기술 기업이 있다. 오픈AI가 이미지 생성 기능을 본격적으로 출시한 이후, 단 일주일 만에 7억 개의 이미지가 생성됐고, 유료 구독자 수는 450만 명이나 증가했다. 전 세계 가입자 수는 이미 5억 명을 넘어섰다. 전월 대비 78.5% 증가이자 같은 기간 월 앱 사용 시간도 63.5% 증가한 수치로 엄청난 속도라고 할 수 있다. 생성형 AI 이미지 기술은 특정 작가나 스튜디오의 화풍을 ‘학습’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그 학습 과정에서의 저작권 문제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오픈AI 측은 ‘전체 작풍을 참고하는 것은 가능하다’라는 입장을 밝힐 뿐, 저작권과 관련한 책임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 기술이 단순히 그림체를 흉내 내는 수준을 넘어, 작가의 철학과 세계관까지 왜곡할 수 있다는 점이다. ‘지브리’의 수장이자 세계적인 애니메이션 거장인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여러 작품에 걸쳐 반전(反戰)의 메시지를 전해왔다. 그러나 AI는 그의 화풍을 빌려 전쟁을 미화하는 이미지까지 만들어 창작자의 정신과 가치관을 심각하게 훼손하기에 이르렀다. 그렇다면 이러한 사태는 오직 오픈AI만의 책임일까? 가짜 뉴스 생성, 불법 성 착취물 제작, 보이스피싱 등 다양한 범죄에 AI 기술이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는 오픈AI가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초기부터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대표적인 생성형 AI 서비스인 챗GPT가 출시된 이후부터 2025년 4월 6일까지를 기준으로, 국내 언론에서 ‘AI 범죄’를 제목에 포함한 뉴스는 1만 2,296건에 달하며, ‘AI 악용’을 언급한 기사도 4,964건에 이른다. 이처럼 AI 기술의 부작용과 사회적 위험성은 꾸준히 기사화돼 왔으며, 이는 오픈AI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 전반이 함께 고민해야 할 중대한 과제임을 끊임없이 시사했다. 그러나 사회와 대중은 이러한 문제에 침묵해 왔다. ‘창작자의 권리’, ‘문화 자산에 대한 존중’, ‘기술 사용의 윤리성’ 등 본질적인 문제들은 여전히 ‘재미’보다 뒷전이다. 지금 이 순간도 여전히 수많은 ‘지브리 풍 그림’이 만들어지고 있다. 창작자들의 권리나 기술 사용의 윤리성에 대한 고민은 사라지고, ‘재미’와 ‘흥미’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AI 기술은 어느새 우리의 일상 깊숙이 파고드는 동안 우리는 사회적 기준조차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기술의 발전이 빛의 속도처럼 앞서가는 지금, 그에 따른 사회적 논의와 인식의 확산도 속력을 내야 한다. AI가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이미지들 속에서, 누군가의 권리와 철학이 훼손되고 있지는 않은가. 지금이야말로 우리는 멈춰 서서 물어봐야 한다. 더 이상 침묵할 수 없는 중요한 가치가 있지 않냐고. * 인용 가능(단, 인용시 출처 표기 바람)
- 2025-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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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과포화 시대, 도파민 중독에 빠지지 않기 위한 선택

[인터넷 전주대신문, 업로드일: 2025년 4월 22일(수)] 콘텐츠 과포화 시대, 도파민 중독에 빠지지 않기 위한 선택 김소리 기자 (sorikong02@jj.ac.kr) 스마트폰을 켜는 순간 유튜브 쇼츠, 틱톡, 릴스 등 수많은 콘텐츠가 쏟아진다. 우리는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휴대폰을 확인하고, 잠들기 전까지도 끊임없이 화면을 넘긴다. 이제 콘텐츠 소비는 선택이 아니라 습관이 됐다. 내가 관심 있는 분야를 알고리즘으로 완벽히 추천해 주는 스마트 시대. 우리는 정말 원하는 콘텐츠를 소비하고 있는 걸까? 아니면 도파민 중독에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는 걸까? 최근 시장조사 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영상 콘텐츠 빨리 감기 시청 습관 관련 조사’ 결과, 응답자 중 69.9%는 ‘빨리 감기’로 시청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10분 분량의 유튜브 영상도 배속할 정도로 짧고 자극적인 영상에 익숙해지며 도파민 중독에 대한 심각성이 높아지고 있다. 콘텐츠 플랫폼은 본질적으로 사용자가 더 오래 머물도록 설계되어있다. 짧고 자극적인 영상은 즉각적인 만족감을 주고, 도파민 분비를 유도한다. 도파민은 쾌락을 느끼게 하는 신경전달물질로, 이를 통한 강한 자극이 반복될수록 점점 더 강한 자극을 원하게 된다. 틱톡, 유튜브 쇼츠, 인스타그램 릴스 등 숏폼 콘텐츠는 이러한 도파민 중독을 가속화한다. 몇 초 만에 하나의 영상을 소비하고, 다시 다른 영상을 보는 과정이 무한 반복된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스스로 콘텐츠를 선택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알고리즘이 분석한 취향에 따라 가장 자극적인 콘텐츠를 끊임없이 마주할 뿐이다. 빠르고 강한 자극에 익숙해진 사람들은 긴 호흡의 콘텐츠를 소화하기 어려워진다. 책을 읽거나 영화 한 편을 끝까지 감상하는 것이 점점 힘들어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도파민 중독에 빠지면 즉각적인 보상을 원하게 되고, 인내심이 부족해진다. 깊이 있는 정보를 학습하기보다 짧은 클립을 통해 단편적인 정보를 습득하는 일에 익숙해지는 것이다. 이는 결국 콘텐츠의 질적 하락으로 이어진다. 자극적이고 단순한 콘텐츠가 인기를 끌면서, 의미 있는 메시지를 담은 콘텐츠는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유익한 다큐멘터리나 철학적인 영화보다, 빠르게 소비할 수 있는 짧은 클립이 선호되는 현상이 이를 잘 보여준다. 이런 환경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놓치고 있을까? 가장 큰 문제는 ‘깊이 있는 경험’이다. 한 편의 영화를 감상하며 등장인물의 감정에 몰입하고, 한 권의 책을 읽으며 깊이 있는 사고를 하는 경험이 줄어든다. 대신 몇 초 만에 소비할 수 있는 짧은 콘텐츠가 우리의 감각을 지배한다. 또한 스스로 생각할 시간, 나만의 속도로 무언가를 느끼고 받아들이는 여유도 사라지고 있다. 콘텐츠는 계속 쏟아지지만, 그 안에서 진짜 내 생각은 점점 흐려진다. 이제는 콘텐츠를 소비하는 방식자체를 돌아봐야 할 때다. 알고리즘이 주는 콘텐츠가 아니라, 스스로 원하는 콘텐츠를 선택해야 한다. 단순히 짧고 자극적인 영상이 아닌,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소비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도파민 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한 첫 번째 방법은 무작정 영상을 넘기지 않고 나에게 유의미한 정보인지 스스로 질문을 해보며 의식적인 콘텐츠 소비를 하는 것이다. 두 번째로는 책을 읽거나, 다큐멘터리 혹은 영화 한 편을 온전히 감상하며 긴 콘텐츠를 경험하는 것이다. 세 번째로 일정 시간 동안 SNS나 유튜브를 끄고, 현실의 경험에 집중하는 일명 ‘디지털 디톡스’를 실천해보는 것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우리가 그것을 어떻게 소비하느냐에 있다. 콘텐츠에 끌려가기보다는 내가 왜 이 콘텐츠를 보고 있는지를 스스로 생각하며 선택해야 한다. 결국 문제는 소비의 주체가 누구인가에 대한 것이다. 콘텐츠에 끌려가기보다는 내가 왜 이 콘텐츠를 보고 있는지를 스스로 생각하며 선택할 때, 올바른 소비를 할 수 있다. 영상의 길이가 가치를 결정하지 않듯, 콘텐츠 과포화 시대에서 중요한 것은 나에게 의미 있는 콘텐츠를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이다. 김소리 기자(sorikong02@jj.ac.kr) * 인용 가능(단, 인용시 출처 표기 바람)
- 2025-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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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칼럼] K-pop 아이돌의 노력 그리고 나의 성찰

[인터넷 전주대신문, 업로드일: 2025년 4월 23일(수)] K-pop 아이돌의 노력 그리고 나의 성찰 고재형 교수 (문화융합대학 시각디자인학과) 다양한 아이돌과 함께 일하며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는 특별한 경험을 자주 하게 된다.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모두가 잠든 늦은 새벽이었다. 뮤직비디오 기획 회의를 위해 모인 한 장소, 그곳에서는 사람들의 발길이 드문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어딘가에서 항상 시끌시끌한 소리가 들려온다. 소리를 따라가 보니 어두운 건물 한켠에서 밝은 빛이 새어나오고 있었다. 그곳에는 힘찬 기합 소리에 맞추어 안무 연습을 하는 연습생들이 있다. 연습생들은 잠을 뒤로한 채 굵은 땀방울을 흘리며 안무연습에 몰두한다. 그들의 눈빛은 마치 어두운 밤하늘을 밝히는 별처럼 강렬했다. 내가 그들의 모습을 우연히 목격했던 그 순간은 단순한 관찰이 아니라, 나 자신을 돌아보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몇 년 후, 한 방송국에서 그 연습생들이 톱스타가 되어 있는 모습을 보게 되었을 때, 그날 밤 그들의 땀방울이 결국 그들을 빛나는 별로 만들어주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톱스타가 된 그들과 함께 일하게 되면서 나는 종종 ‘노력으로 재능을 이겨낸 아이돌’이라는 문구를 떠올리곤 했다. 실제로 그 문구가 얼마나 진실한지를 그들의 삶을 통해 직접 목격할 수 있었다. 아이돌이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그들이 얼마나 치열하게 노력했는지를 보면서, 자연스럽게 나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게 된다. ‘나는 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했는가?’ 돌이켜보면 아이돌 나이인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의 시기에 나는 그저 시간을 흘려보낸 것 같다. 그 나이에 분명한 목표를 세우지 못한 채, 또래 친구들과 어울려 불평을 늘어놓는 데에 시간을 낭비하고 있었다. 그런 나 자신을 떠올릴 때, 아이돌 친구들의 모습은 나를 부끄럽게 만들었다. 그들은 자신의 꿈을 위해 인생을 걸고 열정적으로 달려가고 있었다. 그들처럼 나도 더 이상 내 인생을 허투루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비로소 나만의 뚜렷한 목표를 세우기로 했다. 비슷한 경험은 나 자신에게 느슨해졌던 또 다른 시기에 찾아왔다. 일이 손에 익고 어느 정도의 성과를 내고 있을 때, 나는 스스로에게 안주하고 있었다. 새로운 크리에이티브에 대한 도전은 잠시 멈추었고, 마치 내가 최고인 양 스스로 만족하며 지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다시 한번 늦은 밤 회의를 위해 팀원들과 모였다. 새 아이돌의 새로운 시도를 위해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겪으며 회의는 계속되었고, 프로젝트가 완성되어도 회사에서 만족스럽지 않았기 때문에 반복적으로 수정하고 재작업을 한다. 겉으로는 괜찮다고 말했지만 속으로는 불만이 한계에 달했다. 왜 이정도까지 노력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 때 아이돌 본인이 직접 회의에 참석했다. 그들은 우리와 함께 밤을 새우며 자신의 생각을 열정적으로 쏟아냈다. 그들의 진지한 태도와 열정을 보며 나는 다시 한번 깨달았다. 내가 기계처럼 찍어내듯이 했던 일이 그들에게는 인생이 걸린 중요한 작업이라는 사실을. 그 사실을 깨달은 후, 나는 내가 맡은 프로젝트가 아무리 소규모라고 하더라도 그들의 미래를 위해 최선을 다하기로 마음먹었다. 내가 맡은 작업이 단순한 결과물이 아닌, 그들의 꿈을 이루는 발판이 되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꼈다. 그리고 그들의 노력을 나에게도 대입을 해본다. 매 순간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면 나도 뒤쳐지는 것이 당연한 결과이다. 당시 스스로에게 만족했던 나는 당연하게도 점차 뒤쳐지고 있었다. 영화 라라랜드의 ‘City of Stars’라는 곡이 떠오른다. 곡의 가사 중 자신을 비춰주지 않는 별에게 투정을 부리는 구절이 있다. 묻고싶다 ‘투정을 부릴 만큼 처절하게 노력하였는가?’ ‘City of Stars’의 제목과 가사는 은유적인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실제 바쁘게 움직이는 도시에서는 별을 보기 힘들다. 하지만 밤하늘의 별을 대신해 창문마다 반짝이는 불빛이 있다. 그 불빛들은 늦은 밤에도 꺼질 줄 모르고,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의 땀방울을 상징한다. 빛나는 창문 불빛이 지금 시대의 별 빛과 같은 역할을 하지 않는지 생각해 본다. 나는 내가 느꼈던 이러한 깨달음과 감정을 많은 사람들이 함께 느꼈으면 한다. 지금 흘리는 굵은 땀방울은 아무도 알아주지 않고 인정받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언젠가 그 땀방울들은 나를 반짝이게 해줄 것이다. 그리고 그 반짝임은 단순히 빛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도 용기를 주는 별이 될 것이다. 우리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별이 되는 중이기를 간절히 바란다. * 인용 가능(단, 인용시 출처 표기 바람)
- 2025-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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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칼럼] 자극 중독 세대? 요즘 대세는 ‘저속노화’

[인터넷 전주대신문, 업로드일: 2025년 3월 26일(수)] 자극 중독 세대? 요즘 대세는 ‘저속노화’ 김주은 기자 (2023 15018@jj.ac.kr) 지난 1월 12일, 정희원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의 ‘엑스’(X, 구 트위터) 계정에 세븐일레븐과 협업한 저속노화 간편식을 소개하는 글이 게시됐다. 20~30세대를 중심으로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저속노화 식단’이 간편식과 가공식품 분야까지 진출한 것이다. 최근 새로운 트렌드가 된 ‘저속노화’란 건강한 식단과 생활 습관 관리를 통해 신체 노화를 늦추고 천천히 건강하게 늙어가는 것을 말한다. 저속노화의 중요성을 꾸준히 강조하며 SNS에서 열풍을 일으킨 정 교수는 저속노화 습관으로 충분한 수면, 혈당을 천천히 올리는 식사, 스트레스 관리를 제시했다. 저속노화의 핵심은 식단 관리에 있다. 단순 당과 정제 탄수화물, 초가공식품, 붉은 육류 등을 자제하고, 혈당지수가 낮은 잡곡밥과 채소, 콩 등을 섭취하며 식사 순서를 조절하는 것이 주요 원칙이다. 현재 정 교수가 운영하는 저속노화 식단 커뮤니티에는 약 4.6만 명의 회원이 가입해 있다. 저속노화 식사법을 지향하는 사람들이 모여 각자의 식단을 인증하고, 요리법을 공유하며 소통하는 창구다. 소위 가속노화 음식의 유혹을 뿌리칠 수 있도록 서로 격려하는 쉼터 역할도 한다. 마라탕, 탕후루 등 맵고 달고 짠 음식이 유행하고, 자극적인 배달 음식으로 끼니를 때우는 사람들이 많은 요즘, 이러한 저속노화 식단의 유행은 긍정적인 변화로 보인다. 그러나 바쁜 업무에 시달리는 현대인이나 1인 가구, 특히 자취하는 대학생들 사이에서는 현실적으로 실천하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저속노화’ 식단이 좋은 것은 알겠으나, 신선한 채소나 과일 등은 보관 기간이 짧아 1인 가구가 구매하기에 부담스럽고, 직접 정성껏 요리할 시간적 여유 또한 없다는 것이다. “건강은 소수의 전유물이 아니어야 합니다. 가처분 시간이 부족한 분들도 건강할 권리가 있지요. 앞으로도 저속노화를 가까이 접하실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정 교수가 저속노화 간편식 출시 소식과 함께 엑스에 작성한 글이다. 지금까지 편의점 간편식은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간단히 한 끼를 해결하기 위한 자극적인 음식이라는 인식에 머물러 있었다. 그러나 합리적인 가격으로 편의점에서 쉽게 저속노화 식단을 접할 수 있게 한 이번 협업은 간편식의 단점은 줄이고 장점을 극대화했다. 정 교수는 제품 출시를 위해 6개월간 서른 번이 넘는 수정을 거쳤다고 한다. 건강식이 맛없다는 편견을 깨고 사람들이 부담 없이 저속노화 식단을 접하게 하는 동시에, 건강하고 영양가 있는 제품을 제공하기 위함이다. 대부분의 시중 편의점 도시락의 나트륨 함량이 1,000mg을 초과하는 반면, 이번 협업을 통해 나온 도시락은 한 끼 평균 권장량인 700mg이다. 타 도시락과 비교해 50%나 낮춘 셈이다. 또한, 영양성분이 풍부한 렌틸콩, 귀리, 현미 등의 비율을 조정하여 잡곡의 영양을 극대화하면서도 식감과 맛을 살렸다. 이렇게 출시된 제품들은 현재 품절 대란을 일으키며 홈페이지 예약을 통해서도 판매되고 있다. 요즘 젊은 세대는 ‘자극 중독’에 빠져있다고들 한다. 그러나 최근 몇 개월 숏폼 영상과 밈이 범람하는 SNS에서 ‘저속노화 식단’이 유행처럼 번지고,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간단히 한 끼를 해결하기 위한 자극적인 음식이라는 인식에 머물던 편의점에서 ‘저속노화 간편식’이 출시된 것은 의미가 크다. 고자극과 도파민 과부화에서 벗어나, 조금 심심하더라도 자신을 돌보는 저속노화에 동참해 보는 것은 어떨까? 짧게 유행하고 사라지는 수많은 트렌드와 달리, ‘저속노화’가 하나의 새로운 생활 습관으로 자리 잡기를 기대해 본다. * 인용 가능(단, 인용시 출처 표기 바람)
- 2025-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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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칼럼] 장애대학생을 위한 포용적 교육 환경 조성

[인터넷 전주대신문, 업로드일: 2025년 3월 26일(수)] 장애대학생을 위한 포용적 교육 환경 조성 김희주 교수 (사범대학 중등특수교육과) 우리나라는 1995년 '장애인특별전형' 시행 및 확대에 따라 고등교육 기관의 장애학생 규모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2006년 장애대학생 규모는 4,045명이었으나 2020년 기준 9,717명으로 두 배 이상 증가하였다. 2021년 장애인 특별전형을 운영하는 대학과 전문대학의 현황을 살펴보면 2006년 73개교 419명이었으나 2021년에는 131개교 891명으로 증가하였다. 또한, e-나라지표 통계에 따르면 2023년 특수교육대상자 고등학교 졸업자 6,528명 중 1,433명(21.95%)이 대학과 전문대학으로 진학하였으며, 이는 2021년 18.79%, 2022년 19.96%에서 점진적으로 증가한 수치로 2023년에는 처음으로 20%를 넘어섰다. 장애유형별로 보면 지체장애, 시각장애, 청각장애 비중이 높은 편이나, 최근에는 지적장애와 자폐성장애 등 발달장애 및 기타 장애유형의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2012년 8%였던 발달장애 대학생 비율은 2021년 14%로 증가하였다. 이처럼 장애 학생들의 대학 진학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이들을 위한 교육 환경 개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최근 우리 사회는 장애대학생에 대한 지원과 교육 환경 개선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고등교육 기관들은 장애 학생들의 학습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보편적 설계(Universal Design) 개념을 도입하고 있으며, 다양한 지원 서비스도 확충되고 있다. 그러나 법과 제도적 개선 및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장애 대학생의 교육 부적응 문제와 교육지원 서비스의 불충분 문제는 존재하며, 이러한 교육 소외는 교육 성과의 차이로 드러나 중도탈락 비율이 높다고 보고되기도 하였다. 최근 국내 원격교육대학의 한 교수의 장애인과 관련한 부적절한 발언이 논란이 되었다. 또한, 장애대학생들은 학교 내에서 팀 프로젝트나 오리엔테이션(OT) 등의 공동 활동에서 은근한 차별을 경험하기도 한다. 실제로 최근 한 장애대학생이 이러한 차별적 경험을 이야기하는 인터뷰 영상이 SNS에 올라와 화제가 되기도 하였다. 이는 우리 사회가 장애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태도를 갖추는 데 있어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점을 시사한다. 장애대학생은 단순한 편견뿐만 아니라, 구조적 문제로 인해 대학생활에서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장애를 특별한 배려가 필요한 대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특성을 가진 학습자로 인정하고 동등한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고등교육 기관에서 교수들은 학생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더욱 신중한 언행과 포용적인 교육 태도를 갖춰야 할 필요가 있다. 이는 단순한 편견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장애를 가진 동료와 어떻게 협력해야 할지 모르는 문화적·제도적 미비점에서 기인하는 경우가 많다. 포용적 교육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제도적 지원뿐만 아니라 구성원들의 인식 변화가 필수적이다. 장애대학생들이 차별 없는 교육 환경에서 동등하게 학습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대학과 사회가 함께 노력해야 할 때다. * 인용 가능(단, 인용시 출처 표기 바람)
- 2025-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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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칼럼] 꿈꿔본 적 있는가, 더 아름답고 완벽한 나

[인터넷 전주대신문, 업로드일: 2025년 3월 26일(수)] 꿈꿔본 적 있는가, 더 아름답고 완벽한 나 양예은 기자 (kikiyye@jj.ac.kr) 미디어는 시대를 반영한다. 사람들이 어떤 영화에 열광하는지는 곧 현 사회의 모습을 보여주는 거울이 된다. 어렵게 살던 80년대에는 일상적인 코미디 영화가 사랑을 받았고, 21세기를 맞이하는 20세기 말에는 미래를 그리는 SF 영화가 화제의 중심에 있었다. 그렇다면 2025년의 화두가 되는 영화는 무엇일까? 여기, 유명한 영화사도, 감독도 아니면서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영화가 있다. 바로 ‘더 나은 모습의 당신을 꿈꿔본 적 있나요?’라는 타이틀을 달고 나온 영화 ‘서브스턴스’다. ‘서브스턴스’는 한때 아카데미상을 수상하고 명예의 거리까지 입성한 대스타였지만, 지금은 TV 에어로빅 쇼 진행자로 전락한 엘리자베스(데미 무어)의 이야기다. 50세 생일, 어리고 섹시하지 않다는 이유로 해고를 당한 엘리자베스는 돌아가던 길에‘서브스턴스’라는 신비한 약물을 알게 된다. 한 번의 주사로 젊고 아름답고 완벽한 자신, 수(마가렛 퀄리)가 탄생하는데⋯. 단 한 가지 규칙, 당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지킬 것. 각각 7일간의 완벽한 밸런스를 유지한다면 무엇이 잘못되겠는가? ‘기억하라, 당신은 하나다!’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임에도 입소문을 타고 선전 중인 서브스턴스는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는 여우주연상,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분장상을 수상하며 더욱 주목받고 있다. 이 영화의 열기가 식을 줄 모르는 이유는 현재 가장 민감한 문제, ‘외모’를 정면으로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주인공인 엘리자베스는 더 젊고 아름다워지기 위해 약물을 주사한다. 우리는 어떠한가? 더 아름다워지기 위해 화장과 성형, 다이어트를 불사한다. 하지만 아름다움을 추구할수록 오히려 자신의 부족한 점만 더 선명하게 보이고, 외모 강박에 사로잡혀 결국 현재의 나를 사랑할 수 없게 되는 굴레에 갇힌다. 특히 외모에 민감한 10대, 20대의 경우 문제는 더 심각하다. 통계에 따르면 10대 여성의 77%가 자신의 외모에 만족하지 못하며, 섭식장애를 앓는 환자도 2020년에 비해 2025년 현재 약 40% 증가했다. 사회적 기준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다. 사랑받고 싶고, 잘 보이고 싶은 마음은 모든 인간의 본능이다. 그러나 더 나은 나, 더 아름다운 나를 꿈꾸느라 현재의 나를 미워하는 것은 자기 파괴적 행위다. 내 외모가 아름답고 잘나야만 타인에게 인정과 애정을 받을 수 있다는 사고는 자기혐오로 이어진다. 이런 생각을 멈출 수 없다면 미디어를 멀리하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죄책감을 강요하는 다이어트 광고와 화려한 연예인의 삶에서 잠시 눈을 돌려 나 자신을 돌보는 데 집중해야 한다. 우리 대학에는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을 위한 카운슬링센터가 운영되고 있다. 자존감, 외모 강박, 기타 문제를 겪고 있다면 나 자신을 보살피는 것부터 시작하자. 영화 내내 엘리자베스는 에어로빅 쇼를 끝마친 후 카메라를 보며 이렇게 말한다. “자신을 보살펴 주세요.” 아이러니하게도 엘리자베스는 단 한 순간도 그러지 못했지만, 영화를 본 관객에게는 부디 자신을 보살피라고 말하는 듯하다. * 인용 가능(단, 인용시 출처 표기 바람)
- 2025-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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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칼럼] 양자역학에도 용기가 필요하다.

[인터넷 전주대신문, 업로드일: 2024년 12월 4일(수)] 양자역학에도 용기가 필요하다. 박현제 교수 (사범대학 과학교육과) 나는 어릴 적부터 물리학을 좋아했다. 하지만 그 사랑은 학부생 시절 <양자역학>을 수강하면서 산산조각이 났다. 끝없는 수학과 그 난이도에 나는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어느 순간부터 강의 시간 내내 고개를 떨구었다. 그리고 ‘C만 받지 말자’는 타협적인 목표를 세웠다. 당시 수강한 <양자역학>에 대한 기억과 상처는 내가 이론 물리학자의 꿈을 포기하는 계기가 되었고, 오랫동안 일종의 트라우마로 남았다. 시간이 흘러 트라우마는 잊히는 것 같았다. 감사하게도 나는 2024년 9월 전주대학교 과학교육과의 신임 교수로 임용되었다. 하지만 기쁨은 1주일도 가지 못했다. 온갖 걱정이 닥치기 시작했다. ‘내가 교수가 될 자질이 충분할까?’, ‘학과 교수님들이 나를 좋아할까?’ 등등. 하지만 당시 가장 큰 불안은 그때의 그 <양자역학>을 내가 강의해야 한다는 사실이었다. 정말이지, 내가 겪은 좌절을 대물림하고 싶지 않아서 나는 임용일 이전까지 여러 책과 인터넷 강의를 들으며 열심히 강의를 준비하였다. 양자 세계의 가장 유명한 사례가 ‘슈뢰딩거의 고양이’라는 사고실험이다. 밀폐된 상자 속에는 방사성 물질이 붕괴할 시에 독가스가 배출되는 장치가 있는데, 그 안에 갇힌 고양이는 죽거나 살 수 있다. 방사성 물질의 붕괴가 다만 확률적으로 일어나기 때문이다. 내가 산 복권의 당첨은 긁어보아야 알 수 있는 것처럼, 고양이의 생사는 상자를 열어보아야만 한다. 그 이전까지 고양이는 죽은 상태와 살아 있는 상태가 공존하는 중첩(superposition) 상태에 있을 뿐이다. 내 생각은 이렇다. 긁지 않은 복권이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처럼, 상자를 열기 전까지 고양이가 ‘죽은 동시에 살아있는 상태’라는 신비로운 현상은 의미가 없다. 중요한 것은 현실이다. 내가 사랑하는 고양이가 안타깝게도 죽었는지, 아니면 다행히도 살아남았는지가 중요하다. 그러니 상자를 열기 전에 미리 애도할 필요도, 또 안도할 필요도 없다. 우선 내 손으로 직접 상자를 열 용기가 필요할 뿐이다. 임용 이후에 벌써 여러 학생과 상담했다. 저마다의 고민과 걱정을 듣고 있으니 자연스레 내 인생을 되돌아보게 된다. 대학생 시절 나는 내 미래와 인생에 대한 걱정으로 질식할 것만 같았다. 하지만 불안은 불안으로만 이어질 뿐, 대부분은 큰 의미가 없었다. 돌이켜 보면 나는 앞날을 맞이할 용기도 없었으면서, 마냥 불안했다. 그렇다고 불안을 이겨내기 위해 그리 성실한 인생을 살지도 않았다. 다만 나는 조바심만 있던 게으른 학생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나는 학생에게 이런 말을 많이 한다. 불안하기 이전에 현실을 직시할 용기를 우선 가지라고. 한 학생과 상담하다가 무심코 나는 <양자역학> 강의의 부담감과 신임 교원으로서 적응에 대한 불안을 솔직히 말했던 적이 있다. 그 학생이 깜짝 놀라면서 이렇게 말했다. “사람 사는 것이 다 똑같군요.” 그렇다. 학생이든 교수든, 우리 모두에게는 불확실한 현실 상자가 있다. 하지만 잊지 말자. 상자를 열기 전까지의 불안은 현실이 아닌 상상에 불과하다는 것을. 마지막으로 내가 열어본 상자의 결과는 이러하다. <양자역학> 강의를 준비하다 보니, 비로소 나는 대학생 시절에 이해하지 못했던 많은 부분이 그리 어렵지 않으며, 다만 너무 겁을 먹어 내가 도망친 결과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렇게 나는 오랜 트라우마를 극복할 수 있었다. 하지만 강의를 듣는 학생들의 흔들리는 눈동자는 내 불안과 일치했다. 어쩌겠는가? 나는 교수로서, 학생은 학생으로서 저마다의 역할에 최선을 다할 뿐이다. 그뿐이다. 다만 학생들이 용기를 갖고 성적의 상자를 열어보길 바랄 뿐이다. * 인용 가능(단, 인용시 출처 표기 바람)
- 2024-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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